오랜만에 글을 적는다.
개똥글쓰기는 특히 더 오랜만인 것 같다.
시나브로 장학사의 고군분투기가 아니라 주말 산행을 하며 생각하고 느낀 것을 잠깐 정리해 보려고 한다.
휴일, 일요일.
아침을 먹고, 아내가 '달음산(다름산으로 들림)'을 가 보고 싶다고 한다.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집 앞 염포산을 오르곤 하는데, 오늘은 기장에 있는 '달음산'에 가보자고 해서,
"여보, 우리 달음산(다름산) 가지 말고 '같음산' 가면 안 될까?"
썰렁한 농담을 뒤로하고 30분 정도 차를 달려 옥정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늘의 산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죠.
등산 초입, 흔히 벌초를 하러 가는 길처럼 느껴져 "어라, 여기 분위기가 딱 벌초길인데?"라고 말하는 순간, 정말로 큼지막한 산소가 눈앞에 나타나서 한참을 웃었다.
이렇게 처음에는 주변 구경도 하고 새소리도 들으면서 즐겁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쌓아놓은 돌탑들도 장관이었고 초입의 구름다리와 계단들도 운치가 있었다.
그런데 초입을 지나고 본격적으로 산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조금씩 땀이 나고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서서히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내는 한 발 한 발 잘 걸어가고 있다.
중간에 의자가 나와서 잠시 쉬면서 집에서 싸 온 냉커피도 마시고, 물도 마셨다. 방울토마토도 몇 개 먹었다.
그렇게 힘을 모아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내가 조금씩 지쳐서 내가 앞서서 걸었다. 뒤를 돌아보며 아내를 챙기면서 이정표를 확인한다.
이정표가 없을 때는 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얼마나 왔고,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몰라 답답하고 힘이 빠지는데,
이정표가 나오면 이제 대충 얼마만 더 가면 되는지 알게 되어 조금만 힘을 더 내자고 생각을 한다.
물론 아직도 여기까지밖에 못왔나 하는 마음에 더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또 걷다가 보면 관성으로 그냥 막 걸어지는 구간도 있다. 처음에는 정말 더 못 걸을 것 같은데 오르다 보면 덜 힘이 드는 구간.
그러다가 정상에 가까워 지면 길을 더 가파르고 정말 여기에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특히 정상 바로 인근은 더 힘이 들고 가파르다.
하지만 그 구간을 버티고 오르면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 오르게 된다.

산을 한 걸음씩 오르다 보니, 문득 우리가 일터에서 마주하는 과정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일(업무나 부장자리)을 맡으면 의욕이 넘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새소리도 듣고, 풍경도 보며 즐겁게 출발ㅎ나다. 하지만 산을 오르다 보니 서서히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일을 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기고 힘들고 어려운 때가 온다. 그러면 지치기 마련이다.
힘들 때는 잠시 멈춰 물도 마시고, 커피 한 모금에 방울토마토를 나눠 먹듯이 일을 하다가 중간 중간 동료들과 나누는 커피 한 잔이나 회식이 딱 이런 에너지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또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게 될 때가 많다.
무엇보다 가장 큰 깨달음은 '동행'이었다.
어떤 구간에서는 아내가 앞장서고, 또 어떤 구간에서는 내가 아내를 챙기며 올랐다.
만약 나나 아내 혼자였다면? 아마 중간에 "이 정도면 됐다"며 내려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곁에서 같이 걷는 아내가 있었기에 끝까지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업무나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함께 도와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더 잘 버티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나나 아내 혼자였다면? 아마 중간에 "이 정도면 됐다"며 내려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곁에서 같이 걷는 아내가 있었기에 끝까지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업무나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함께 도와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더 잘 버티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산행 중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여기가 어디쯤인지 모를 때'였다. 이정표가 보이지 않을 때는 피로가 두 배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상까지 500m" 같은 표지판을 보고 남은 거리를 확인하는 순간, 이상하게 버틸 힘이 생겼다.
우리 업무에서도 명확한 목표와 방향(이정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절감했다.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 때, 우리는 비로소 끝까지 완주할 확신을 얻으니까.
한 발 한 발 무겁게 옮기다 보니 결국 정상의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오늘의 달음산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업무도, 인생도, 등산도 결국은 '함께'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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