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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이병률) 본문

나를 바까/(부엉이쌤의)책책박사

아무도 모르게(이병률)

곽성호(자유) 2023. 9. 13. 08:43
아무도 모르게
-이병률

당신 방에 앉아 침대 옆에 높인 시집을 읽습니다

당신이 비운 집
한쪽에 놔둔 식물에 물을 주라 하였기에

아무도 모르게 누워도 봅니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술 한 병 꺼내 마셔도 좋다 하였기에

술만 마실 수 없어 달걀 두 개를 삶습니다

아, 희미한 삶의 냄새
이 삶은 달걀을 어디에 칠까요
무엇에 부딪쳐 삶을 깨뜨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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