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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이다!!

칭찬은 유효 기간이 없다

곽성호(자유) 2016. 9. 25. 19:23

칭찬은 유효 기간이 없다


  살레시오 수녀회 창립자이며 청소년 교육자인 요한 보스코는 어른들에게 당부한다.

"청소년을 만나면 뭘 칭찬해 줄까 찾으십시오. 칭찬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올해 초부터 나는 아침 카페를 운영한다.

장소는 공동체 수녀원 식당, 손님은 수녀님 여섯 명으로 아침 식사 중에 잠깐 연다.

종종 선물로 들어온 원두커피를 기계로 내리기 번거롭다며 내버려 두기에 손수 끓여 주기로 한 것이다.


  밖의 삶처럼 수녀원의 아침도 참 분주하다.

다섯 시에 일어나 묵상, 미사 하고 식사 후 개인 구역 청소까지 한 뒤 흩어진다.

나는 미사 가기 전에 물과 원두 가루를 기계에 넣은 후, 미사가 끝나면 부리나케 달려와 코드를 꽂는다.

커피가 우러나는 동안 쟁반에 잔을 준비하고, 따뜻한 커피를 담아 식탁을 돌며 가져다 준다.


  카페 운영 때문에 내 아침은 조금 더 바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 일을 즐기는 나를 발견했다.

그 원인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야간 고등학생 시절, 나는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했다.

회사 손님 중에는 기자가 꽤 많았다.

그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그들은 커피를 자주 마시며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 여기 커피는 정말 맛있어요. 조선 호텔 커피 같아요."


  김 양이라 불렸던 나는 정작 조선 호텔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손님들이 칭찬하면 사장님은 활짝 웃으며 

"우리 김 양이 커피를 잘 탑니다."라고 했다.


  2년 동안 일하면서 사장님이 칭찬할 때마다 '뭐 그런가 보다.' 하며 흘려들었다.

한데 그때의 칭찬 효력이 이렇게 살아 있다니!

커피 타는 일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기쁘게 하는 나를 보며 깨달았다.

칭찬의 효과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을.


  오늘은 수녀님들에게 커피 잔을 건네며 말한다.

"내일부터는 문을 닫아요. 원두커피 들어오면 다시 열게요."


김인숙 님 | 수녀


-좋은생각 이천십육년 팔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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