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까/(부엉이쌤의)책책박사

실수할 권리

곽성호(자유) 2025. 12. 21. 15:35

실수할 권리

 아이들은 이별을 통해 성장한다. 어린이집에 들어가며 엄마와 잠시 떨어지고,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시기에는 배변 훈련으로 기저귀와 이별할 준비를 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어느 날 한 아이가 교실 귀퉁이에 마련된 변기 앞에서 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을 보고 말았다. 아이를 더 당황하게 만든 것은 친구의 말이었다.

 "어, 혼나겠다!"

나는 주눅 든 아이에게 다가가 괜찮다고 다독였다. 안심한 듯 표정이 풀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아이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을 때, 반 친구들에게 말했다.

 "아직 어린 너희는 실수하면서 크는 거야. 일부러 한 일이 아 닌데 혼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해. '실수한 거예요!' 알겠지?"

말 많던 아이들이 조용해지더니 표정이 비장했다.

 며칠 뒤.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애가 자기가 실수해 놓고도 당당하게 '실수한 거야! 라고 말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혓웃음이 나오지 뭐예요. 선생님 반에 들어가고 나서 애가 너무 기고만장해졌어요!"

껄껄 웃는 학부모의 말에 나 역시 미소 지었다. 어른들이 종종 잊는 사실이 있다. 정작 아이조차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바로 실수할 권리다.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경험을 쌓으며 다시 도전할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이의 실수가 잔소리의 시작점이 되서는 안 된다. 실수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스스로 "다시 하면 돼!'라고 말 할 수 있도록 믿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것이 오늘날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 아닐까.

 

박쌤 님 | 보육 교사

-좋은생각 이천이십오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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