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도리
맹자가 장가든 다음의 일이다.
어느 날 아내가 윗옷을 벗고 방 안에 있었다.
맹자는 불쾌해하며 자리를 뜬 뒤 아내를 멀리했다.
이에 맹자의 아내는 맹모에게 하소연했다.
"이젠 부부가 되었는데 방 안에서조차 엄격한 예를 갖춰야 합니까. 이는 저를 손님으로 본 것입니다. 아내의 도리를 행해야 할 제가 어찌 손님으로 묵겠습니까. 부모님에게 돌아가기를 청합니다."
이에 맹모는 맹자를 불러들여 잘 타일렀다.
얼마 후 맹자는 아내가 품위 없이 쪼그려 앉아 있는 걸 보았다.
그는 곧바로 맹모를 찾아갔다.
"어머니, 아내의 무레함을 용납할 수 없으니 내쫓아 주십시오."
맹모는 침착하게 물었다.
"네 아내가 그렇게 앉아 있는 걸 어찌 보았느냐?"
"방 안으로 들어서며 보았습니다."
"방 안에 들어설 때 인기척을 냈느냐?"
"부부의 방인지라 그냥 들어갔습니다."
이에 맹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릇 예란 대문에 들어갈 땐 집 안에 누가 있는지 물으며 공경을 다하고, 마루에 오를 땐 반드시 소리를 드높여 남에게 알리고, 방 안에 들어설 땐 시선을 아래에 둬야 하니 이는 남의 허물을 볼까 봐 그러한 게다. 지금 너는 스스로 예를 다하지 않고 남을 책망하는구나. 아무리 신혼 방일지라도 들어가기 전에 인기척을 내지 않았으니 아내가 맞이할 준비를 못하게 한 것이다. 이는 네 잘못이지 며늘아기 잘못이 아니란다."
맹자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좋은생각 이천십육년 십일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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