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이다!!

[훈화] 직업 정신

곽성호(자유) 2017. 2. 26. 19:45

 직업 정신


회사 다닐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늦잠 자는 바람에 일곱 시 반에 일어났다.

출근 시간은 여덟 시인데 말이다. 나는 급히 씻고 콜택시를 불렀다.

허둥지둥 택시에 올라 빨리 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아저씨는 규정 속도를 지키며 운행했다. 한창 출근 시간이라 신호를 두세 번 더 기다려야 했고,

그럴수록 요금은 올라갔다. '택시비 많이 받으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부아가 났다.

아저씨는 신호 대기 중 전화도 받았다.

한데 "지금 손님 모시고 운전 중이니 나중에 전화할게요."라고 짧게 말하곤 끊었다.

평소 집에서 회사까지는 택시비 5천 원 정도인데, 그날은 7천8백 원이나 나왔다.

나는 속으로 불평하며 만 원을 내밀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5천 원을 거슬러 주며 말했다.


"급하신 마음 잘 압니다. 그렇지만 신호나 규정 속도를 위반하다 단속에 걸리면 더 늦었을 겁니다.

빨리 가도 오 분 차이에요. 방금 제 아들이 복통으로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손님 안전을 위해 금방 끊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점 이해해 주세요."


아저씨의 투철한 직업 정신에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좋은생각 이천십칠년 이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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