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까/시나브로 장학사의 고군분투기

경주역이라고요, 경주여고가 아니고

곽성호(자유) 2024. 11. 22. 08:06

장학사가 되고 처음으로 관외 출장을 왔다.

연구학교 나눔회와 연구학교 공모 등으로 업무가 바쁘지만, 특별히 선배 장학사님이 행사 진행에 대해 보고 배우라고 경주 출장에 참여시켜 주셨다.

생기부 공동관리위원회(공관위) 협의회인가 그렇다.

내가 맡은 일은 경주역(신경주역)에 도착한 장학사님들에게 셔틀버스를 안내하고 셔틀버스가 12시에 호텔로 출발하도록 하는 일이다. 주차되어 있는 셔틀버스(실제는 관광버스) 번호판과 외양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고 탑승자를 확인하고 하면 된다.

11시 24분쯤 경주역 공영주차장에 내 차를 세워두고 버스주차장으로 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셔틀버스가 없다. 

기사님께 전화를 해 보니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고 지금 출발하면 10분 정도 후에 도착한다고 하신다. 그래서 일단 역 입구에 안내문을 들고 서 있기로 했다. 장소를 이리 저리 옮겨 가며 기다렸다. 10분쯤 후에 전화가 왔다. 기사님이다.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차가 안 보이는데요?"

 

"여기 경주여고 정문 앞입니다."

"네? 경주여고요? 여기 경주역인데요."

 

무슨 착오가 생긴 것이 비슷하다. 결론은 배차 담당자가 '경주역'을 '경주여고'로 잘못 입력했다는 것이다.

경주역. 경주여고. 이게 발음이 헷갈리나?

경주역. 경주여고. 경주역. 경주여고. 경주여고. 경주역.

잘 모르겠는데 일단 그렇단다. 하지만 우리 기사님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12시 전에 도착한다고.

장학사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아직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면 버스 오는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내가 받은 명단에는 20명의 이름이 있고, 그 중에 셔틀버스를 탄다는 분은 16명이었는데, 도착한 분은 10분이다.

마침 버스가 왔다.

다들 버스로 안내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분들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안 받는다.

다른 분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는다. 늦어서 택시를 타고 오겠다고 한다.

이리저리 해서 10명을 태우고 버스를 출발시켰다.

내가 맡은 역할은 여기서 끝!

호텔에 따로 도착해서 행사장 입구에서 등록을 도우며 할 일을 찾는다.

나의 첫 관외 출장은 이렇게 재밌는 일화를 남기며 새로운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