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까/시나브로 장학사의 고군분투기

나는 지금 번데기

곽성호(자유) 2025. 1. 17. 08:14

오늘은 월급날이다. 

미리 확인해 보니 명절 보너스와 정근수당이 나오는 달이라 꽤 많이 나온다.

장학사가 되고 처음 월급을 받았을 때는 오히려 월급이 줄어서 조금 당황했다.

장학사 월급이 교사 월급보다 적다고 알려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수당이 조금 줄었고, 학교에서 하던 초과근무 시간보다 교육청에서의 시간이 실제 근무 시간은 같은데 인정 시간은 적어서 더 그랬다. 보통 아침 7시 20~30분 쯤에 출근하는 나는 저녁 8시 30분까지 근무하면 학교에서는 4시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인데, 교육청에서는 아침 초과근무가 인정이 되지 않고 퇴근 시간이 6시이기 때문에 1시간 30분밖에 인정이 안된다.

그러니 장학사가 되어 초과근무 시간을 다 채우는 장학사는 매일 11시가 넘도록 일을 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것이었다.

이 얘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다.^^

 

오늘은 장학사가 된 지 138일이 되는 날이다.

2025년이 된 지도 17일이 지나고 있다.

시간이 잘~ 간다.

이런 식이면 2025년도 금방 다 갈 것 같다.

그러면 한 바퀴 제대로 돌아본 장학사가 되겠지.

9월에 전직을 하고 정말 힘들었다.

울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무수하다.

그 과정을 돌아보니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번데기가 되어 나비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거지.

애벌레는 잘 기어 다니고 먹을 수 있는 나뭇잎이나 채소도 잘 찾아서 몸집도 불린다.

그런데 번데기가 되면 아무 것도 못하고 모습을 바꾸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내가 지금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면 애벌레 와는 다른 세상을 살게 된다.

하늘을 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에 바로 갈 수 있다.

애벌레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나비는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의 이 시간들이 의미를 찾고, 희망으로 바뀐다.

하지만 지난 137일의 시간은 정말 힘들고 어려웠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하지만 문득 오늘 나는 모든 것을 버려야 다른 삶을 살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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