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서의 기쁨
미국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다리가 있다.
다리는 편도 10차선이며, 다리를 건너려면 2달러를 내야 한다.
통행료를 받는 직원들은 근무 내내 조그만 공간에 앉아 2달러를 받고 차단기를 올려 준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이기에 대부분 무기력하게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한 직원만은 달랐다.
10번 차선에 있던 셉은 시디플레이어를 가져와 근무 내내 혼자만의 파티를 열었다.
소리를 높이고 춤까지 추곤 했다.
그는 항상 입이 귀에 걸린 듯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넸다.
늘 지나가는 사람들을 몇 명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밥,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이들에게 안부 전해 줘요, 메리앤 씨."
"10번 차선에 온 걸 환영합니다. 정말 멋진 날이지 않나요?"
중요한 건 셉이 일을 즐긴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일하는 동안 의식적으로 좋은 기분을 유지했다.
반면 1번에서 9번 차선까지 일하는 직원들은 별생각 없이 고객의 돈을 받았다.
그들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길 바랐다.
그러니 10번 차선이 두드러지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한데 혼잡한 시간이 지나 줄이 어느 정도 줄어든 다음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1번부터 9번 차선까지 텅 빈 것이다.
그쪽으로 가면 금세 지나갈 수 있는데도 10번 차선에서만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일부러 셉을 찾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무 곳이나 가서 빠르게 지나가느니 5분을 기다려 셉의 미소를 보고 2달러를 내는 쪽을 택한 것이다.
《자체 발광의 기술》 앤디 코프 외, 맛있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