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선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신인일 때, 난관에 부딪혔다.
종일 촬영한 필름 중 한 컷도 쓸 수 없는 날이 잦았다.
제작비 전액을 들여 만든 상어 장치가 말썽이었다.
민물에서 시험 가동했을 때는 이상 없더니 바닷물에선 전기 합선, 오작동이 잇따랐다.
하지만 다시 만들 시간도, 돈도 없었다.
대형 영화 제작사와 처음 계약한 작품이었기에 그의 감독 인생도 끝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모두 망가진 상어를 어떻게 되돌릴지 고민할 때, 그는 뒤집어 생각했다.
"상어가 나오지 않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게 가장 무서운 법이거든요."
얼핏 모습을 비치는 상어가 상상력을 자극해 영화는 큰 성공을 거뒀다.
스필버그 일생의 역작으로 꼽히는 <죠스> 이야기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니븐은 난관에 부딪힐 때 문제를 먼저 생각하면 실패 확률이 17배나 커진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문제에 갇힌다.
보호 본능 때문이다.
인류는 원시 시대부터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을 견제하며 살았다.
이 보호 본능이 지금까지 남아 사람들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어떻게 하면 문제에서 눈을 돌릴 수 있을까?
상황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다른 이가 되었다고 상상하거나 다양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스필버그는 '이럴 때 알프레드 히치콕은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다 해결책을 찾았다.
머리를 식힐 오락거리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유전자 기능을 밝혀 노벨상을 받은 프랑수아 자코브는 실험실이 아닌 영화관에서 영감을 얻었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찾거나,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것도 창의력을 자극한다.
실패의 두려움도 떨쳐 내야 한다.
<니모를 찾아서>를 제작한 앤드류 스탠튼 감독은 "제 전략은 가능한 빨리 실패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기꺼이 실패할 때 또 다른 가능성과 자유가 찾아온다.
문제에서 초점을 돌리면 한계에서 벗어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스필버그는 말한다.
"문제가 신의 선물이었습니다."
-좋은생각 이천십육년 팔월호 중에서